공무원이 부른 '나비효과'...농기계 폐차 수익금 전액 기부한 홍정표 사장

홍 대표, 코로나19 상황서 스스로 임대료 인하한 '착한 건물주' 선행도

 

 

은연농기계 홍정표 사장은 포천 지역의 '노블리스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코로나19로 임대인들의 수익이 줄어들자 스스로 임대료를 감액해 아픔을 함께 했고, 최근에는 친환경 농기계 조기 폐차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금 전액을 포천시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농업인으로는 흔치 않은 기부 행위다.

 

5일 포천시에 거주하는 홍정표 사장은 이번 기부에 대해 "담당 공무원인 박영희 팀장의 적극 행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장학금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홍 사장에 따르면, 농기계 폐차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포천시가 인근 지자체와 비교해 가장 모범을 보였다는 것이다. 인근 시도의 경우 농번기와 상관없이 공무원들이 본인들의 스케줄에 맞춰 조기 폐차 사업을 진행했지만, 포천은 친환경농업과가 비농번기를 선택해 폐차 사업을 선제적으로 처리해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인근 시도의 경우 농기계 폐차 사업 진행 시기와 관련해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농번기가 시작되는 4월부터는 지자체가 폐차 사업을 공고한다해도 이를 맡아 하겠다는 사람이 없다. 농사 준비를 위해 트랙터 등의 수리 물량이 쌓이기 때문이다. 농업인들도 당장 농사를 지어야해 폐차를 미루게 된다.

 

이런 현장 상황을 잘 알고 있던 친환경농업과 박영희 팀장은 농번기가 다가 오기 전 조기에 폐차 사업을 진행해 사업소의 과부하를 막고, 농업인에게는 폐차 이후 농업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홍 사장도 이 부분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홍정표 사장은 포천의 이번 선제적 모범 행정이 타 지자체에 알려지고, 포천시 내에서도 좋은 행정 사례로 꼽히기를 바랐다. 그런 마음을 가졌던 그였기에 수 개월을 땀흘려 트랙터를 분해하고, 고철을 내다 파는 등 밤낮을 고생해 벌어 들인 수익금 전액인 600만원을 기꺼이 포천시에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홍 사장은 "600만원이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큰 돈이지만,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번 사례를 모범으로 삼아 적극적 행정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홍 사장은 "아직 사업을 시작도 하지 않은 타 지자체도 있는데 포천시에서는 바쁜 농번기가 오기 전 적극적으로 사업을 처리해주어 감사하다"며 "특히 친환경농업과 박영희 팀장님께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러번 출장을 나오는 등 현장행정을 펼쳐 사업이 조기 완료될 수 있어 고마운 마음에 수익금 전액을 기탁하게 됐다"고 전했다.

 

농업인인 홍정표 사장의 이번 선행은 포천 관내 농업계 인사의 첫 개인 기부로 알려졌을 만큼 흔치 않은 일이지만, 그는 남몰래 꾸준히 선행을 베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사회적거리두기가 강화되는 등 지역 경기에 한파가 몰아치자, 자신이 소유한 상가의 임대인에게 월세 인하를 결정하는 통큰 모습을 보이기도 해 당시 주변으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었다. 포천시에 수 채의 건물과 자산을 소유한 선출직들도 하지 않은 일을 평범한 농업인이 조용히 해 낸 모범적 사례다.

 

홍정표 사장은 "제가 하는 작은 기부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쑥스럽다"면서도 "우리 농업인들도 이제는 지역에 공헌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고, 우리가 모범을 보이면 우리 자식 세대에서는 포천이 보다 살기 좋은 도시가 되어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윤국 시장도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현실에서 소중한 장학기금을 기탁해주신 대표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며 "많은 농업인 자녀들에게 기탁자의 마음이 담긴 장학금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혜 학생들이 받은 만큼 베풀 줄 아는 인재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재육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포천닷컴 포천닷컴 기자 ]